미국촌놈의 이야기
EPL 과 분데스리가의 분위기 차이? 본문
런던의 분위기: 나는 지금껏 유럽축구 직관을 딱 두 번 밖에 못해봤지만 그 둘의 분위기 차이점이 명확했다. 한 번은 작년 크리스마스 때 아스날 홈구장 에미리츠 스타디움으로 가서 웨스트햄과의 EPL 경기를 봤다. 그 경기 티켓을 예매하고 런던으로 향했을 때는 그 도시 안의 축구분위기를 기대하고 갔었다. 축구의 본고장 잉글랜드. 굵직굵직한 구단들이 손가락 다섯 개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도시 런던. 축구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쉽게 보이고 구단스타디움이나 축구장이 접근성 좋게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현실에서 축구장은커녕 축구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도 보기 힘들었다. 심지어 경기날에도 얼마 안 보이다 에미리츠 경기장 근처를 가야 굿즈를 입고 있는 팬들을 찾을 수 있었다.
뮌헨의 분위기: 반면에 뮌헨에서는 경기날이 아닐때부터 뮌헨 유니폼 혹은 굿즈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경기날에는 아침부터 십 중 둘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래서 평소에 축구유니폼 입는 패션을 뭔가 축구덕후 같고 어색해하던 승희가 용기 내어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 정도로 뮌헨유니폼이 대중적이었다. 공원에서 축구하는 사람도 많았고 뭔가 런던보다 뮌헨이라는 도시가 좀 더 축구에 깊이 녹아들어 있다는 기분을 받았다.
에미리츠 스타디움의 분위기: 하지만 스타디움내 분위기는 또 아예 달랐다. 아스날 경기 같은 경우 서포터스석이 아닌데도 정말 파도타기며 응원가부터 락콘서트장에 온 듯 신나게 응원했던 기억이 있다. 아스날 선수가 상대 진영에 공만 잡아도 단체로 일어나서 열광했고 조금만 실수해도 F단어가 들릴 정도로 팬들이 열정적으로 경기를 관람했다. 축구문화에 익숙지 않은 승희는 그런 모습을 보고 기괴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상대 선수가 넘어져 아파해도 단체로 욕하면서 일어나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 먹은 듯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스날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아스날의 팬은 아니었지만 한 몸이 되어 응원했다. 응원가도 모르지만 같이 흥얼대며 현지 구너스가 된듯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알리안츠 아레나 분위기: 분데스리가의 뮌헨은 아스날에 비하면 조용했다. 아스날때 생각하고 킹슬리 코망이 상대 진영을 뚫고 거의 득점 찬스로 다가갔을 때 나는 자리에 번쩍 일어섰다. 아스날이었으면 5초 전부터 전관객이 일어서있었을 텐데 뮌헨 팬들은 달랐다. 골이 들어가기 전까진 일어서는 법이 없었다.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골까지 총 5골이 터져 나왔는데 딱 5번 일어났다. 응원가도 딱히 부르는 느낌도 없고 아스날 때는 응원가 부른 게 너무 기억에 생생한데 뮌헨 때는 전반 끝나고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를 틀어준 기억이 더 생생하다. 승희는 뮌헨의 분위기를 훨씬 좋아했다. 조금 더 정상인의 범주라고 생각돼서 그런 거 같다.
또 뮌헨은 50대이상 아저씨 할아버지 팬들이 정말 많이 보였는데 아스날은 젊은 20대 30대팬들이 다수로 보였다. 결론적으로 런던보다 뮌헨이 더 축구가 일상에 녹아들고 가족스포츠적인 느낌을 받았고 뮌헨보다 런던이 더 매니아팬층이 많아 보이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겨우 한 경기씩 보고 그 리그의 전체 분위기를 일반화하는 건 피하고 싶다. 하지만 둘 다 유럽 정상급 리그의 축구경기였지만 두 경기의 분위기가 대비될 정도로 달랐기에 이런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