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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촌놈의 이야기

10월 6일 아침 일찍 일어난 승희가 마트를 다녀와 덕분에 간단하게 요거트와 빵등을 먹을 수 있었다. 잘츠부르크와 마지막 작별을 하기 전 호엔잘츠부르크 성으로 가기 위해 우린 OBB 기차를 탔다. 푸니쿨라라는 케이블카를 타고 성으로 올라갔다. 성위로 올라가서 마을을 한눈에 보니 가슴이 웅장해졌다. 옛날에 했던 스팀 게임 킹덤컴 딜리버런스라는 중세배경의 주인공이 되어서 모험을 하는 게임이 생각났다. 중세배경을 난 어떤 배경보다 좋아해서 그게임도 정말 재밌게 즐겼다. 그런 성을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올라가 보니 좋았을 수밖에 없었다. 박물관도 들어가서 구경했다. 역시 지적호기심 그 자체 우리 엄마는 독어도 영어도 못하시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보고 어떻게 옛날사람들은 이렇게 살았을까 하고 관찰하셨다. 특히 사람..

10월 5일 오후 화장실 사건?으로 한바탕 웃고 나니 어느새 할슈타트와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항상 최고의 여행지를 고른다면 하와이를 얘기했었다. 하와이에서 와이키키 해변도 좋았지만 그때 보슬비를 시원하게 맞으며 폭포거리를 걸었던 어릴 적 기억이 너무나 청량했다. 그런 시원한 바람공기를 좋아하나 보다. 이번 할슈타트 여행도 약간 흐린 날씨에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그 청량한 공기를 사방이 뚫린 나무배를 타고 호수를 횡단하다니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이젠 하와이가 아니라 할슈타트라고 얘기할 것 같다. 꼭 배가 아기들이 자는 흔들침대 같은 느낌 때문이었을까 너무 흥분했던 탓이었을까 잘츠부르크로 돌아가는 기차에 타니 잠이 쏟아졌다. 잘츠부르크로 도착해서는 엄마의 픽으로 베트남음식을 먹었다..

아름다운 할슈타트 풍경 속에서 엄마와 승희는 화장실에 가고 싶어 했다. 레스토랑에서 갔어야 했지만 늦었다. 공공화장실 입장티켓을 파는 기계가 있었는데 한 장당 2유로로 굉장히 비쌌다. 우린 4유로나 내고 두 여성의 화장실이용권을 샀다. 승희부터 이용하고 나왔다. 들어갈 때는 옛날 한국 지하철 개찰구처럼 티켓을 찍으면 막혀있던 철막대기가 돌아가는 시스템이었다. 승희도 들어갈 때는 문제없었다. 하지만 나오려고 티켓을 찍으니 이미 이용했다 그러더니 그 철막대기는 꿈쩍을 안 했다. 갇혀버린 승희와 그걸 보던 나는 당황했다. 승희는 어쩔 수 없이 개찰구와 벽틈의 마른 사람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통해 나왔다. 문제는 엄마였다. 곧 엄마가 나올 차례였다. 그때 마침 남자화장실에서 전형적인 미국인 비만 체형의..

10월 5일 점심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침을 안 먹었던 나는 식당을 구글맵으로 찾아봤다. 대부분 구글평점이 3점대길래 이곳은 아무래도 관광지라 레스토랑들이 다 별로구나 싶었다. 그러던 와중 4점이 넘는 식당이 딱 있길래 냉큼 달려갔다. 식당 인테리어는 딱 동유럽스타일로 깔끔했다. 피시수프를 애피타이저 삼았다. 피시 수프라길래 무슨 동태찌개라도 나오려나 영국식 생각을 했는데 굉장히 깔끔하고 생선 비린내도 전혀 안 났다. 약간 옥수수 수프 같다. 토마토 샐러드도 야채성애자들한텐 필수다. 메인디쉬인 생선요리와 볼로네제 스파게티도 매우 맛있었다. 특히 감자가 너무 맛있었다.

실수로 한역 늦게 내린 우리는 그림 이정표를 의지해 페리를 찾아 나섰다. 다소 헤매다 페리에 도착해 보니 최대 약 10명 정도 태울 수 있는 아주 작은 나무배가 있었다. 계산은 배 위에서 출항하기 직전에 한다길래 우린 냉큼 올라탔다. 10유로로 원래 우리가 내리기로 했던 할슈타트역 근처에 있는 페리보다 약간 비싸다고 했지만 일단 당장 너무 멋있고 아름다웠기에 그런 건 문제 되지 않았다. 배가 호수를 가로질러 할슈타트마을로 향했다. 정말 깨끗한 강 위에 우리 배하나 척하니 떠있었고 주변에 거대한 산과 맑은 공기들로 우리들을 정화시켰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 나왔던 거 같은 그런 절경이 펼쳐졌다. 나중에 알게 됐는데 할슈타트 역 근처 페리에서 탄 배는 크루즈배였다. 그 배가 어떨지는 정확히..

10월 5일 아침 물 흐르듯이 아침을 해결하고 Bad Ischl Bahnhof로 향하는 버스에 우리는 몸을 맡겼다. 약 1시간 반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우리의 대장 승희는 왼쪽에 앉을 것을 지시했다. 왼쪽에 앉아야 좋은 경관들을 볼 수 있다고. 우리는 다행히 왼쪽 자리 버스에 앉을 수 있었고 기대를 하며 버스는 출발했다. 승희 말대로 정말 왼쪽자리에는 예술적인 자연이 펼쳐졌다. 너무 충격적으로 예술이었는지 승희는 기절해서 자버렸지만 나는 그 멋있는 관경을 티스토리 기행문을 쓰며 잘 즐겼다. 종착역인 Ban Ischl에서 우리는 내려 OBB 기차로 갈아탔다. 기차에서 우리는 수다를 떨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Hallstatt 역을 놓쳐 버렸다. 우리 총사령관 승희도 당황하니 엄마와 나도 덩달아 얼을 탔다...

10월 4일 저녁 헬부른궁전을 떠나 다음 행선지인 모차르트 광장으로 갔다. 게트라이데 거리로 먼저가 사진들을 찍었다. 비엔나와 마찬가지로 온 동네가 아름다웠다. 이쁘고 아늑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골목골목이 너무 이뻤는데 엄마는 어두운 골목을 보며 "불 좀 켜보라고 해봐라" 연발하셨다. 모차르트 생가는 안타깝게도 헬부른궁전에서 너무 오래 있었던 탓에 오픈시간 이후에 도착했다. 행운인 건지 불행인 건지 생가로 가보니 10월 10일까지 들어갈 수 없다는 문구가 있었다. 어차피 못 들어갈 운명이었으나 헬부른궁전을 더 즐겼으니 분명 이득이었다. 모차르트 생가투어하는 유튜브 영상을 본적 있는데 별로 대단한 건 없었다. 나와 승희는 서로 사진 찍어주기 바빴다. 우리가 바삐 사진을 찍고 노는 동안 엄마는 ..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헬부른 궁전으로 우리의 리더 승희가 우리를 인도했다. 나무들이 우거진 숲속에 큰 궁전이 있는듯한 느낌이었는데 첫인상은 그냥 학창시절때 현장학습으로 가던 지루해보이는 유적지같은 느낌이었다. 건축물이 웅장하거나 멋있지도 않았다. 티켓팅을 하고 들어가니 귀에다 대는 오디오 기계를 하나씩 나눠줬다. 한국말도 있어서 우리엄마도 문제없이 들을수있었다. 그걸로 순차대로 들으면서 투어 하나보다. 이 궁전은 한 대주교가 여름에 별장으로 쉴려고 만든 공간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의도치않게 물놀이 하는공간이 곳곳에 설치되어있었다. 그리고 재밌는 모형과 그림, 조각상등등 흥미를 돋구는 요소들이 많아 시간가는줄 모르고 오디오를 귀에대고 들으며 보고 즐겼다. 우리 셋다 너무 좋았지만 우리엄마한테 또 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