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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촌놈의 이야기

10월 4일 비엔나를 떠나 잘츠부르크로 향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기차역으로 갔다. 이번여행에서 기대한 부분이 여러 가지 있었지만 특히 기차여행이 기대가 많이 됐다. 유럽 배경의 영화를 보면 꼭 기차를 타면서 다양한 일들이 생기는 걸 볼 수 있는데 그런 걸 보면서 로망을 키워왔다. 단 이틀 동안 비엔나에서 우여곡절도 많았고 좋은 경험도 많았지만 그저 기차탈생각에 설렜다. 우리 셋은 마주 보면서 기차를 타고 갔는데 슬슬 배도 고파지기도 했고 기차음식은 어떨까 여기도 호두과자 같은 게 있을까 궁금해져 기차 안에 작은 식당으로 걸어갔다. 내가 먹을 버거하나와 엄마랑 승희가 마실 멜랑쥐 커피 두 잔을 시켜 먹었다. 토마토 살사와 치즈로 이루어진 간단한 버거였는데 꽤 맛있었다. 레몬 아이스티도 달지도 않고 맛..

사진은 덮밥이랑 우동밖에 못찍었지만 초밥과 함께 잘먹었다. 오스트리아 현지 아이스크림도 사먹어봤다. 참고로 맛은 한국 아이스크림과 특별히 다른점은 없었다. 그래도 맛있었다. 역시 초코성애자 승희는 초코맛을 골랐다. 체코에서 엄마가 사 오신 콜로나다. 처음 먹어보는 류의 과자였는데 헤이즐넛맛의 뻥튀기라고 보면 된다. 부드럽고 과하게 달지 않아 진짜 맛있다. 승희는 극찬을 하며 먹었다. 오스트리아 국민과자 마머는 흔히 아는 웨하스랑 크게 다를 게 없다. 마무리는 보드게임 아줄: 섬머 파빌리온. 한국에 사시는 엄마한테 이보드게임이 있었는데 엄마는 역시 내가 없으니 보드게임 할 일이 없으셨다. 마침 승희는 이걸 갖고 싶어 해서 이번기회에 가져와달라고 했다. 가져온 김에 밤에 자기 전에 한판 해봤는데 너무 재밌게..

10월 3일 오후 쇤부른 궁전을 끝으로 미녀가이드투어를 마쳤다. 쇤부른 궁전은 합스부르크 가문의 여름궁전으로 부자들의 그사세를 엿볼 수 있는 투어였다. 아쉽게도 사진은 못 찍게 해 사진이 남아 있지 않지만 역시나 부자, 귀족들의 삶에 대해 들으면 흥분하시는 우리 어머니는 경청을 하며 들으셨다. 미녀가이드가 끝나고 우린 뭔가 허전함이 느껴졌다. 엄마의 양산이 사라졌다. 우리 엄마는 피부에 햇빛이 닿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시는 분이다. 어릴 때부터 엄마는 항상 햇빛차단 마스크와 양산 그리고 팔에 토시가 꼭 착용되어 있었다. 미국에서는 테러리스트로 착각될 거 같다고 놀린 적도 많았다. 그런 양산을 엄마는 화장실에서 잃어버리셨다. 이 또한 여행의 묘미라 생각하기로 했다. 엄마는 쇤부른 궁전투어가 아쉬웠는지 궁전에..

벨베데레 궁전 투어를 끝내고 우리 가이드팀 대략 20명가량의 한국인들이 밖으로 나와 지하철을 타고 콜마르크트 거리로 갔다. 여기는 명품거리라고 불리는데 정말 들어본 명품 못 들어본 명품 브랜드들이 이곳저곳 많았다. 무엇보다 삼위일체상이 거리 중앙에 떡하니 전시되어있는데 눈에 확 띄었다. 설명을 듣기론 전염병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죽고 힘들어했다는데 그 병이 종식되는 걸 기념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이 조각상 말고도 정말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온 사방팔방이 이쁜 포토존이었다.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사방에 펼쳐져 있으며 건물들 색감 또한 편안함을 줬다. 그래서 엄지가 부서지도록 승희의 사진을 찍어줬다. 가이드분이 맛있다고 추천한 핫도그집에서 핫도그를 하나씩 시켜서 먹었는데 역시..

10월 3일 오전 아침을 마치고 부리나케 기차역으로 향했다. 미녀가이드라고 한국인 가이드가 진행하는 비엔나투어를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첫번째 코스는 벨베데레 궁전 (Belvedere Palace)이었다. 야외부터 그냥 아름다웠다. 규모도 굉장히 큰데 자연과 건축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너무 보기 좋았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안을 살폈는데 이 궁전은 유진왕자가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아 이 궁전을 지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 궁전 안에는 미술관으로 아주 유명한 그림들이 많았다. 우리 엄마는 화가셔서 그림도 좋아하시지만 부자들의 삶얘기를 특히 좋아하신다. 거기다 건축물이나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으시다. 가이드가 재밌게 그의 인생과 이 궁전에 대해 재밌게 설명하는 동안 엄마는 가이드의 설명에 쫑긋 안 하실 수가 ..

10월 3일 아침 아직 시차적응중이라서 였을까 어제 정말 몸이 상하겠다 싶을 정도로 졸린 상태에서 쓰러져잔거 치고는 6시간밖에 잠을 못 자고 깼다. 그 시각 새벽 4시 20분이었다. 혼자 일어나서 설거지도 하고 샤워도 하고 휴식을 취했다. 6시쯤 돼서야 엄마랑 승희가 일어났다. 나와 승희는 아침공기를 맡으며 당장 먹을 아침을 먹기 위해 장을 보기로 했다. Spar라는 식료품가게였는데 미국으로 치면 shoplite 같았고 한국 같으면 동네 슈퍼마켓 같은 느낌으로 크진 않지만 있을 거 다 있는 그런 가게였다. 스시도 진열되어 있었는데 엄마가 가져오신 햇반과 반찬을 생각하니 저건 사지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특히 좋아하시는 요거트를 큰 거 두 개사고 과일 여러 개, 신기해 보이는 과자, 빵등을 샀다. 돌..

10월 2일 저녁 6시 여동생이 공항으로 가는 모습을 보며 배웅하고 우리는 짐을 찾아 숙소로 향했다. 사실 이런저런 일들로 심리적으로 뒤숭숭했지만 몸도 말할 수 없이 힘들었다. 일단 비행기에서 잠도 얼마 못 잔 채 시차적응을 단행했기에 졸음이 쏟아졌고 여자 3명과 함께 돌아다녔기에 신사를 자처하며 작은 캐리어하나를 내가 계속 들고 다녔고 무엇보다 나는 평발이라 오래 걸으면 발이 많이 아픈 그런 사람이다. 누군가 내 방에 망치질하는 느낌을 받으며 숙소에 들어가서 각자 짐을 풀었다. 에어비엔비로 예약한 숙소였는데. 굉장히 넓고 깔끔했다. 엄마에게 음식은 딱 라면세네 봉지만 가져와달라고 신신당부했었지만 엄마의 짐가방에는 각종 먹을거리로 즐비했다. 괜히 엄마 캐리어가 가장 무거운 게 아니었다. 밥반찬에 햇반에 ..

10월 2일, 약 3시경, 밝음 점심을 마치고 아주 당연한 순서인 카페를 찾아갔다. 굉장히 감성적이고 이쁜 카페로 들어가서 뭘 시킬지 우리 네 명은 토론에 들어갔다. 나는 커피를 아예 안 마시기에 주스 쪽을 봤는데 Spicy Tomato Juice가 내 이목을 끌었다. 이 카페에선 특이하게 주문을 받아주는 서버가 있었는데 이거 정말 맵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가 "그럼 맵겠지 맵다고 써있잖아요" 라고 했다. 외국에서 하는 흔한 개그였다. 나도 웃고 엄마 동생 승희 다 웃었다. 그럼 오렌지 주스를 시키겠다고 오렌지 쥬스를 가리키며 이건 달죠?라고 나도 농담반 진담반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그가 "그럼 달겠죠 오렌지쥬스 첨 먹어봐요? 뭐 하는 거야"라고 주문을 받고 끝까지 정색을 유지하고 가는데 난 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