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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촌놈의 이야기

교토에서 먹는 마지막 식사를 먹기 위해 교토역에 있는 백화점에 들어갔다. 이것저것 반찬거리며 디저트며 다양하게 파는 곳이었다. 한국 같으면 분명 앉아서 먹을 공간이 있었을 텐데 번역기를 이용해 물어보니 그런 건 없다고 한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다 테이크아웃해서 먹는 거였구나. 카레돈가스집이 보여 지환이에게 조심스레 제안했다. 지환이는 카레를 안 좋아한다고 못을 박은상태였지만 왠지 모르게 그날따라 카레돈가스가 너무 먹고 싶었다. 지환이는 그 옆집에 있는 돈부리를 먹겠다고 했다. 나도 돈부리를 좋아하고 혼자 먹는 걸 안 좋아해 원래 같으면 같이 돈부리를 먹었겠지만 카레돈가스를 택했다. 그냥 왠지 혼자 먹어보고 싶기도 했다.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너무 맛있었다. 사실 뻔한 맛 이긴 한데 난 이런 뻔한 맛..

벌써 4일 차라니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공항으로 가기 전 마지막 여행지인 후시미 이나리를 보러 역으로 갔다. 아날로그의 답답함이 느껴졌던 복잡하기만 했던 일본 지하철역도 이별하려니 아쉬웠다. 굉장히 멋있는 후시미 이나리 입구 실제로 멋있긴한데 토리이가 좀 너무 많았다. 약간 무서울 정도로.. 저 길을 걸을 때는 온 세상이 주황색인 풍경을 볼 수 있다. 출구로 나오는길에 쪼리를 신은 지환이가 내 신발에 부딪혀 발톱이 깨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너무 아파 보였고 실제로 엄청 아파했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기념품샵에서 양말을 급히 사서 입었다.

개인적으로 여행 갈 때 가장 좋아하는 코스가 시장 둘러보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도 궁금하고 그 지역 맛있는 음식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사람도 많고 볼것도 많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진 않은 듯. 앉아서 먹기보단 컵떡볶이처럼 하나씩 주워 먹어야 할 듯싶다. 일본에 가기전 친구들한테 꼭 먹어보라고 추천받은 소혀. 고기나 생선향에 예민한 나한테는 그렇게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먹을만하긴 하는데 나는 다른 부위가 더 좋다. 미국 내집에 걸어둘 장식이 좀 필요했는데 너무 좋은 가격에 힙합그림을 구했다. 두 개 해서 달러로 9불! 딸기모찌를 교토거리에서 먹었었는데 솔직히 별로였다. 모찌, 팥과 과일딸기가 조합적으로 그렇게 잘 어울리지도 않았고 달달한 간식인데 그렇게 달지도 않고 좀 별로였..

은각사에 가기 앞 써 말차 슈크림빵 한번 먹어주고.참고로 이번여행동안 둘 다 말차를 좋아해서 그런지 말차 관련 디저트를 엄청나게 먹었다. 지환이는 초록똥이 나왔다고 할 정도... 은각사는 잘 모르겠는데 자연과 같이 즐기기 좋았고 학창 시절 한국에서 현장학습 갔을 때가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관광지 살짝 벗어나 이런 현지인들이 사는 이런 골목이 너무 느낌 있고 좋았다. 헤이안신궁으로 가는 길, 무지막지하게 큰 토리이 건축물도 봤다. 헤이안신궁 입구. 굉장히 멋있고 웅장하다. 하지만 내부를 보면 콘서트를 준비하는지 현대구조물들이 보여 좀 깬다. 헤이안신궁 솔직히 스킵할까 생각도 할 정도로 별기대 안 했다. 입구만 멋있지 안에 들어가서도 뭔 철근이며 플라스틱의자들이 반기니 그냥 돌아가서 쉴까 생각 들정도였다..

셋째 날 아침은 어제사온 편의점 음식들로 먹었다. 진짜 매우 좁은 호텔에서 그래도 성인남자 둘이 앉아 잘 먹었다. 삼각김밥은 솔직히 조금 실망스러웠고 계란샌드위치는 명성에 걸맞게 맛있었다. 계란향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다. 금각사에 도착해 사진 몇방찍고 왔다. 역시나 학생들이 많았다. 솔직히 금빛나는 사찰? 멋있긴 한데 멀리서 밖에 볼 수 없었고 그냥 한번 봤으면 됐다는 느낌으로 별 감흥 없이 지나갔다. 점심은 돈까스로 정하고 찾아다녔다. 나의 소울푸드이자 일본 하면 떠오르는 요리 중 하나인 돈가스. 그리고 내가 사는 미국에선 맛있는 일식돈가스를 먹으려면 한 시간씩 차로 나가야 하는 상황 속에서 일본에서 돈가스를 꼭 먹어보고 싶었다. 웨이팅도 없었고 평도 좋은 돈까스 전문점을 찾아갔다. 다른 음식점에서..

기온거리도 대충 훑고 우리는 호텔로 가서 재정비했다. 배가 고파 어제 샀던 과자하나를 까먹었다. 분명 좀 근사한 초밥집을 가자고 했으나 가기 전에 그걸 먹고 있는 내 모습이 지환이는 밉상이었나 보다. 핀잔을 들었다. 지환이가 타닥타닥 찾아보더니 10분 정도 걸어 나오는 호텔 코스요리를 먹자고 하는 것이다. 속으로 이건 좀 아니다 싶어 우리가 초밥을 먹으러 온 거지 파인다이닝을 먹으러 온 게 아니지 않냐 다른 곳을 알아보자고 회유했다. 그러고는 좀 근사해 보이는 초밥집을 구글맵을 통해 찾아 보여줬다. 지환이도 이건 좀 아니다 싶었는지 흔쾌히 내 제안을 수락했다. 교토역 근처에 위치해 있던 초밥집으로 향했다. 우리는 완전 후리하게 입고 들어갔지만 그래도 1인당 10000엔 정도 하는 집답게 내부가 고급스럽고..

밥을 든든하게 먹고 버스를 타 다음 행선지인 기요미즈데라로 향했다. 입구부터 오르막길로 별의별가게들이 양옆으로 우리를 반겼다. 재밌었던 건 관광객들도 무지 많았지만 교복을 입고 있는 현지 학생들도 많았다. 현장학습 비슷한 이유로 왔겠지. 내 어릴 때 생각도 나고 좋은 경험을 하고 있는 거처럼 보여 풋풋해 보였다. 기념품샵도 엄청 많이 보였는데 아직 이틀차기도 하고 거품가격에 팔 거 같아서 구매욕구를 꾹 참았다. 하지만 젓가락 한 세트는 못 참고 사버렸다. 승희가 좋아하겠지?한 30분정도 걸어 올라갔을까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올라오니 금세 올라갔다. 기요미즈데라 입구부터 너무 멋있는 건물들이 우리를 반겼다. 독특한 빨간색 주황색 섞인 건축물들이 인상적이다. 정확히 뭔지도 모르고 사람들 따라 요금을 내고 들어..

텐류지의 멋진 풍경을 뒤로 한채 도게츠 다리도 보고 아라시야마 대나무숲도 찍먹으로 즐겼다. 지환이가 대나무숲에 흥미를 못 느껴 보이기도 했고 나 역시 한국에 있는 담양이랑 뭐가 크게 다른지 잘 모르겠었다. 그래서 한 15분 걷고 대나무숲을 떠났다. 점심시간이 되어 또 밥을 먹기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 어제저녁도 지환이가 원하는 메뉴를 못 먹었기에 이번엔 진짜 지환이의 선택에 따라먹기로 했다. 물론 지환이도 내가 좋아하는 거 위주로 고르려고 했다. 한 5분 10분 정도 걸었나 규카츠집에 가게 되었다. 한 8명 정도 웨이팅 있었는데 그래도 직원이 나와 선주문을 받았다. 대략 웨이팅에서 20분 안에서 15분 정도 기다려 맛있는 규카츠를 먹을 수 있었다. 솔직한 평으로는 줄 서서 먹을 정도로 특별한 곳은 아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