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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촌놈의 이야기

벨베데레 궁전 투어를 끝내고 우리 가이드팀 대략 20명가량의 한국인들이 밖으로 나와 지하철을 타고 콜마르크트 거리로 갔다. 여기는 명품거리라고 불리는데 정말 들어본 명품 못 들어본 명품 브랜드들이 이곳저곳 많았다. 무엇보다 삼위일체상이 거리 중앙에 떡하니 전시되어있는데 눈에 확 띄었다. 설명을 듣기론 전염병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죽고 힘들어했다는데 그 병이 종식되는 걸 기념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이 조각상 말고도 정말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온 사방팔방이 이쁜 포토존이었다.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사방에 펼쳐져 있으며 건물들 색감 또한 편안함을 줬다. 그래서 엄지가 부서지도록 승희의 사진을 찍어줬다. 가이드분이 맛있다고 추천한 핫도그집에서 핫도그를 하나씩 시켜서 먹었는데 역시..

10/2/2023 1:00 pm 날씨: 햇빛 쨍쨍 락커룸에 짐을 맡기고 발걸음이 가벼워진 우리 부부는 잠깐 근처 거리를 걷고 사진을 찍다 기차역으로 돌아갔다. 엄마와 내 여동생이 체코여행을 마치고 우리와 같이 여행하기 위해 비엔나로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동생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같이 저녁을 먹고 먼저 한국으로 돌아가야 해서 아쉬웠기에 우린 오스트리아 음식을 점심으로 먹기로 했다. 사실 나는 미국에서부터 가족들을 만나기까지 4끼를 먹었는데 그중 3끼가 샌드위치였다. 승희는 서구적인 식성이라 상관없었겠지만 난 속이 니글거리기 시작했다. 김치찌개가 슬슬 그리워졌다. 하지만 곧 한국으로 가는 동생을 위해 희생할 수밖에. 식당에 도착해서 화장실을 찾기 위해 서버 한 명을 붙잡았다. 화장실이 어딨냐고 물었으나 ..

10/2/2023 여행 1일 차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 와중에 속으론 수없이 평정심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옆에서 "와 이것도 맛있다 저것도 맛있다" 하며 속 편한 소리만 하는 우리 와이프승희가 한편으론 부러웠다. 샌드위치를 다 먹고 무거운 캐리어들을 끌고 락커룸을 찾기 위해 자리를 떴다. 락커룸에 캐리어들을 넣으려면 약 10유로가량의 동전들이 필요했다. 은행이 보이길래 은행에 가서 혹시 동전을 바꿔줄 수 있냐 물었다. 은행여직원 역시 단호하게 안된다고 했다. 여기 어디 가능한 곳 있냐고 묻는 대답에도 단호하게 없다고 했다. 기분이 나쁘기보단 당황스러웠다. 이러면 현재시각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 체크인까지 캐리어들 때문에 발이 묶이는 상황인 것이었다. 다행히 동전들은 락커룸 직원들 안내의 도움을 받아 ..

유심칩이슈를 해결하고 좋은 마음으로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 티켓도 사야 했고 짐 맡기기 위한 락커룸도 있었기에 기차역이 우리의 가장 첫 번째 행선지였다. 가서 일단 브런치를 먹기로 한 우리는 기차역 안에 있는 어떠한 빵집을 찾아 들어갔다. 잘은 모르지만 한국으로 치면 용산역에 있는 샌드위치집느낌인 듯했다. 들어가서 이것저것 시켰는데 초코성애자이자 커피성애자인 승희는 커피를 시키겠다며 라떼를 주문했다. 아이스라떼가 있냐며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Nope" 굉장히 단호했다. 대략 40대 후반쯤 보이시는 백인남성 직원분이셨는데 친절하게 빵에 대해 알려주던 표정이 온데간데없고 단호하게 그리고 혹시 화났나 싶을 정도로 진지하게 "Nope"이라고 했다. 난 그때 다시 물어봤다. "진짜 없어요?" 잘 안 들려서..

비행기에 들어서서 우리가 8시간 동안 함께할 자리를 찾아 앉으려고 채비를 하는 순간 우리 둘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뒤 옆 앞 앞에 앞 옆에 옆 사방이 3세 정도 되는 아기부터 6세 정도 되는 어린이까지 순간 유치원온줄 알았다. 미국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살면서 수없이 비행기를 탔지만 이렇게 귀여운 아가들이 많이 탄 적은 없었다. 그리고 이륙시각은 오후 5시 반이고 도착하면 현지시각 아침 7시 반이기에 비행기에서 충분히 잠을 잘 자줘야 시차적응도 잘하고 좋은 여행을 할 수가 있었다. 귀여운 아가들 중심에 앉아 이륙했다. 의외로 그렇게 시끄럽진 않아 '그래, 아기들이라고 다 시끄럽고 울진 않아'라고 마음을 놓고 눈을 감자마자 누군가 내 팔을 확 잡았다. 뭐지 싶어서 눈떠보니 뒤에 애기 엄마로 보이는 사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