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촌놈의 이야기

비엔나, 잘츠부르크, 뮌헨 여행 18. 할슈타트 - 실수가 만든 황홀함 본문

비엔나, 잘츠부르크, 그리고 뮌헨 여행

비엔나, 잘츠부르크, 뮌헨 여행 18. 할슈타트 - 실수가 만든 황홀함

진퉁퉁 2023. 10. 8. 01:14

실수로 한역 늦게 내린 우리는 그림 이정표를 의지해 페리를 찾아 나섰다. 다소 헤매다 페리에 도착해 보니 최대 약 10명 정도 태울 수 있는 아주 작은 나무배가 있었다. 계산은 배 위에서 출항하기 직전에 한다길래 우린 냉큼 올라탔다. 10유로로 원래 우리가 내리기로 했던 할슈타트역 근처에 있는 페리보다 약간 비싸다고 했지만 일단 당장 너무 멋있고 아름다웠기에 그런 건 문제 되지 않았다.


배가 호수를 가로질러 할슈타트마을로 향했다. 정말 깨끗한 강 위에 우리 배하나 척하니 떠있었고 주변에 거대한 산과 맑은 공기들로 우리들을 정화시켰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 나왔던 거 같은 그런 절경이 펼쳐졌다. 나중에 알게 됐는데 할슈타트 역 근처 페리에서 탄 배는 크루즈배였다. 그 배가 어떨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뉴욕에서도 그런 크루즈배를 타본 경험에 의하면 나무배가 몇십 배는 더 낭만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다 뚫린 배에서 자유롭게 물 위를 가로질러 가는 청량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다.

 

약 10분가량의 낭만 넘치는 항해 끝에 할슈타트 마을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보면 동쪽엔 아름다운 호수와 웅장한 산이 보이고 다른 쪽을 보면 그 배경과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이쁜 집들이 보인다. 난 사진 찍는 걸 크게 즐겨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날은 정말 사진기사를 자처해서 승희도 찍어주고 배경도 찍고 그 순간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한 가지 깨달은 건 사진으로 도저히 이 아름다움을 담을 수가 없었다. 그 깨달음이 있은 후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 놓고 이 기분을 머릿속에 기억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